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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오늘의 미신 - Ep.2》
미신 소개
“빨간 펜으로 이름을 쓰면 그 사람은 죽는다.” 학창시절, 친구의 이름을 공책에 적을 때 괜히 펜 색깔을 바꿨던 기억이 있지 않은가? 그게 단순한 장난일 수도 있지만, 이상하게도 그 빨간 글자가 주는 묘한 긴장감은 지금도 또렷하다.
핵심 요약
- 미신 내용: 빨간 펜으로 이름을 쓰면 그 사람이 죽는다.
- 포인트: 붉은색은 예로부터 피, 죽음, 이별의 상징으로 여겨져 왔다.
- 무무의 해석: 공포감보다도, '예의를 지켜야 할 이름'에 대한 무의식적 존중이 담긴 문화적 코드일 수 있다.
- 오늘의 결론: 색 하나에도 시대의 감정과 기억이 담긴다.
유래와 문화적 배경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일본, 중국 등 동아시아 문화권에서는 빨간색이 죽은 사람을 기리는 색으로 쓰였다. 조상들의 위패나 사망자 명단에 붉은 글씨로 이름을 새긴 관습이 그 뿌리다. 또한 빨간색은 경고와 단절, 피의 이미지를 함께 가지고 있어, 무의식적으로도 ‘불길함’을 느끼게 되는 색이다.
현대적 해석과 심리적 의미
빨간색은 동시에 강렬함, 주목, 감정 과잉, 위기를 상징하기도 한다. 그래서 학교에서도 교사의 채점용 색으로 쓰였고, ‘혼나는 색’이라는 이미지가 자연스럽게 따라붙었다. 이름은 ‘존재’를 의미하는데, 그런 존재를 공포의 색으로 덮는 행위는 은연중에 모욕 혹은 위협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었던 것이다.
기억 속 에피소드와 괴담
초등학교 시절, 친구랑 장난 삼아 서로의 이름을 빨간 펜으로 적어놓고 "너 이제 내일 죽는다~" 하며 깔깔댔던 기억. 그런데 막상 그 친구가 진지하게 화를 내고 지우개로 막 문지르던 모습은 지금도 생생하다.
그 당시엔 미신인 줄도 모르고, 그냥 ‘절대 하면 안 되는 일’처럼 받아들였던 것 같다. 그건 어쩌면, ‘이름’이 단순한 글자가 아니라, ‘존재를 존중받아야 할 대상’이라는 암묵적 믿음에서 비롯된 반응일지도 모른다.
참고로 읽어볼만한 책
빨간 펜을 둘러싼 어린 시절의 미신과 상상력이 떠오를 때, 아동문학 『빨간 펜』(문종훈 글, 김무연 그림)도 함께 읽어보면 흥미롭습니다.
“이름을 적는 도구 하나에도 수많은 감정이 담긴다.”
빨간펜 | 사와이 미호 - 교보문고
빨간펜 | ‘이야기’를 만들며 사람에게서 사람으로 옮겨 간다는 ‘빨간 펜’ 이야기를 조사하는 나쓰노. 소극적인 나쓰노는 동네 문학관에서 일하는 믿음직한 어른 구사카리 씨와 수다스럽고
product.kyobobook.co.kr
마무리: 믿거나 말거나
빨간 펜은 여전히 우리에게 특별한 색이다. 사랑의 상징이기도, 분노의 표현이기도 하고, 때로는 불행의 예고처럼 여겨지기도 한다.
우리가 믿는 색에는 단순한 시각적 효과를 넘어선, 시대와 문화, 그리고 감정의 역사가 담겨 있다.그러니 이름을 쓸 땐, 그 사람을 향한 내 마음이 어떤 색인지 먼저 생각해보는 것도 괜찮지 않을까?
다음 편 예고
Ep.3 - 거울이 깨지면 불행이 온다고?
고대부터 전해 내려온 거울의 신비와 금기. 깨진 거울은 왜 불행의 상징이 되었을까?